<신간> 재난전문가 우승엽씨의 '대기근이 온다'
<신간> 재난전문가 우승엽씨의 '대기근이 온다'
굶주림과 생존은 인간 역사를 바꾸곤 했다. 굶주림을 참다못한 백성은 창과 칼을 들고 도적이 되거나 반란을 일으켰다. 동서양의 수많은 왕조들이 몰락하고 교체된 이유 중 하나다.
재난 관련서 '대기근이 온다'는 인류 역사를 뒤흔들었던 대기근과 가뭄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저자 우승엽 씨는 국내 최초의 도시재난 생존전문가. 2년 전에도 '재난시대 생존법'이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이번 저서는 수많은 나라가 사라진 배경에는 백성들의 기근이 있었음에 주목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민심이 이반되고 국가를 전복하는 과정이 되풀이되더라는 것.
이런 사례는 최근에도 자주 일어난다. 예컨대 북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아랍권 일대의 정권을 뒤흔들었던 '아랍의 봄'도 극심한 가뭄과 기아로 인해 촉발됐다.
굶주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저자가 그 예로 든 인물이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밝게만 보이는 오드리 햅번도 2차대전 당시 외할아버지가 있는 네덜란드로 가족과 함께 피신했다가 지독한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독일이 패망하기까지 네덜란드에서만 수만 명이 굶어 죽었다.
국내의 가뭄 현상도 최근 심각해졌다. 저자는 38년 주기의 가뭄과 128년 주기의 대가뭄이 겹치는 슈퍼 가뭄이 2015년에 시작됐다며 걱정한다. 여기다 사상 최대의 엘니뇨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말이 나온다. '백성에게는 밥이 곧 하늘'이라는 말. 백성을 굶기는 나라는 몰락의 길로 빠져들기 마련이다. 저자는 개인과 국가의 생존을 위해 기근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미래를 대비하자고 강조한다.
처음북스. 248쪽. 1만5천원.